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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현교회는 1975년 첫 예배를 드린 지 올해로 마흔세 해 째가 됩니다. 그동안 우리 교회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사랑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거쳐간 교역자들과 많은 교우들의 헌신과 기도로 아름다운 믿음의 동현 공동체를 이룰 수가 있었습니다. 저 김태일 목사는 이동일 목사님, 임천규 목사님에 이어 작년 12월에 하나님과 동현교회의 거룩한 부름을 받고 부임하였습니다. 한 교회를 맡아 신앙공동체를 책임지는 담임의 자리가 너무나 중요하고 큰 자리이기에 많이 두렵고 떨렸습니다. 하나님 앞에 잠잠히 지혜를 구할 때, 제게 이런 마음을 주셨습니다. “용서, 순종, 희생, 순교”
어떤 새로운 공동체를 시작하거나 새로운 만남을 시작할 때, 우리는 과거의 어그러진 마음을 가지고 새로운 만남을 시작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에 있던 교회를 떠나기 전에 교우들에게 혹여 저로 인해 마음 상한 분들이 있다면 용서해달라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저 또한 제 마음에 누군가를 향한 미움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다 용서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용서했습니다. 둘째, 순종입니다. 하나님은 제물보다 순종을 원하십니다. 목사는 순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릅니다. 저는 지금까지 교회를 거쳐오면서 참 말없이 순종하는 존귀한 교우들을 만났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니까, 교회의 부탁이니까, 목사님의 말씀이니까 기꺼이 아무 말 없이 순종하는 분들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런 교우들에게 배운 순종으로 동현교회와 교우들께 순종하기를 힘쓸 것입니다. 교우들께 순종하는 것이 곧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희생입니다. 어떤 공동체가 공동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합니다. 우리 동현교회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꼭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비교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만큼 하는데 저 사람은 아니네, 이렇게 하는 순간 우리의 희생은 더 이상 희생일 수 없습니다. 그저 묵묵히 하나님 한 분 바라보며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말없이 희생하는 것이 하나님 보시기에 보배로운 믿음입니다. 넷째는 순교입니다. 신앙생활의 마지막은 순교입니다. 목숨을 버리는 것만이 순교가 아닙니다. 바울사도는 자신이 예루살렘에서 붙잡혀 이미 순교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나는 날마다 죽는다고 고백합니다. 날마다 죽지 않는 사람은 결코 마지막에 순교할 수 없습니다. 날마다 하나님 앞에서, 교회 앞에서 내 교만이 죽고, 날마다 내 생각이 죽고, 날마다 내 자아가 죽을 때 하나님의 신앙공동체가 살기 때문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기도합니다. 이 첫 마음이 주님 안에서 변치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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